[기획] 사회정서학습(SEL)으로 아이들 마음을 돌봐주세요

아이들은 친구와 놀이하다가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 원하는 것을 나누어야 할 때, 실수하거나 지는 것이 속상할 때 자신의 마음을 서툰 말과 행동으로 드러내곤 한다. 목소리가 커지고, 표정이 굳어지고, 친구를 밀거나 놀이에서 빠져나오는 모습으로 마음을 표현하기도 한다. 이때 필요한 것은 단순히 “그러면 안 돼”라고 행동을 멈추게 하는 것이 아니다. ‘내 마음이 지금 어떤지’ ‘친구는 어떤 마음일지’ ‘어떻게 표현하고 해결할 수 있을지’를 경험하고 연습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바로 사회정서학습(Social and Emotional Learning, SEL)이 주목받는 이유다.



사회정서학습(SEL)이란 무엇인가
사회정서학습(Social and Emotional Learning, SEL)은 자신과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고, 관계를 맺으며, 책임 있는 결정을 내리는 힘을 기르는 교육적 접근이다. 국제 SEL 연구·보급기구인 CASEL은 SEL의 핵심역량을 ‘자기인식, 자기관리, 사회적 인식, 관계 기술, 책임 있는 의사결정 ’ 다섯 가지로 제시한다. 이 다섯 역량은 서로 독립된 것이 아니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자신의 감정을 알아야 그것을 조절할 수 있고, 타인의 생각과 감정을 이해해야 관계를 맺을 수 있으며, 이러한 경험이 쌓여야 상황에 맞는 선택을 할 수 있다.

SEL은 거창한 프로그램이나 새로운 교육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장난감을 친구와 나누는 순간, 놀이 방법을 두고 의견이 달라지는 순간, 낯선 활동을 앞두고 긴장하는 순간 등 하루 일과 속에서 아이가 자신의 마음을 알아차리고 다른 사람의 마음을 생각하며 행동하는 모든 경험이 바로 SEL이다.




왜 지금, 유아의 SEL인가

사회정서교육은 교육 현장의 중요한 의제로 자리 잡고 있다. 교육부는 2025년 3월부터 ‘한국형 사회정서교육’을 보편교육으로 도입했으며, 2026년에는 모든 학교의 교육과정 전반에 사회정서교육을 확대하기 위한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그렇다면 학교에서 본격적으로 시작하기에 앞선 유아기에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사회정서역량은 어느 날 갑자기 완성되는 능력이 아니다. 아이들은 성장하면서 자신의 감정을 알고 표현하는 법, 친구의 마음을 살피는 법, 기다리고 양보하는 법, 갈등을 해결하는 법을 조금씩 배워간다. 초등학교에 입학한 뒤에 갑자기 알고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영유아기부터 일상 속에서 사회정서역량을 경험하고 연습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유아기는 ‘내 마음’을 인식하기 시작하는 시기다. “싫어” “속상해” “화났어” “나도 하고 싶어”처럼 자신의 감정을 말로 표현하기 시작하고, 동시에 친구에게도 나와 다른 생각과 감정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간다. 하고 싶은 것을 바로 행동으로 옮기기보다 잠시 기다리는 경험, 친구와 의견이 달랐을 때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상대의 이야기를 듣는 경험도 이 시기에 쌓인다. 결국 유아기의 SEL은 ‘잘 가르치는 것’보다 충분히 경험하게 하는 것에 가깝다. 아이가 자신의 마음을 알아차리고, 표현하고, 조절하고, 다른 사람과 함께 해결해보는 작은 경험을 반복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유아교육현장은 무엇을 보고 있나

최근 영유아의 정서와 사회성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배경에는 아이들이 마주하는 환경의 변화도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심사 완료한 청구 명세서를 기준으로 전국 9세 이하 아동의 우울증·불안장애 건강보험 청구 건수는 2020년 15,407건에서 2024년 32,601건으로 5년 새 2배 이상 증가했다. 어린 연령대의 정신건강 문제에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다만 이 통계만으로 특정 교육 방식이나 사교육이 증가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영유아의 학습 부담과 관련한 현장의 인식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2025년 12월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전국 영유아기관 원장·교사 1,73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83.7%는 학습 사교육에 참여하는 영유아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이 가운데 65.2%는 해당 영유아에게 기관생활 적응, 또래관계, 수업참여도 측면에서 부정적인 반응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학습사교육이 영유아 발달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으로는 ‘자발적 학습 능력 및 사고력 저하’가 61.0%로 가장 높았으며, ‘전인적 발달 저해’ 49.5%, ‘사회정서발달 문제’ 46.3%, ‘인지 과부하’ 42.6%, ‘모국어 발달 저해’ 32.5%, ‘내재적·외현적 문제행동’ 28.3% 등이 뒤를 이었다. 이는 특정 사교육 경험이 모든 아이에게 동일한 결과를 가져온다는 의미라기보다, 발달 수준에 맞지 않는 과도한 학습 부담에 대한 현장의 우려가 적지 않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SEL이 부족하면 어떤 문제가 생길까

사회정서역량의 어려움은 한 가지 모습으로만 나타나지 않는다. 자신의 감정을 알아차리고 조절하는 힘이 충분히 자라지 않은 아이는 작은 좌절에도 감정이 크게 흔들리거나 반대로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지 못하고 위축될 수 있다. 또래와의 관계에서도 자신의 의사를 적절히 전달하지 못하거나 친구의 입장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물론 아이의 행동을 사회정서역량 하나만으로 설명할 수는 없다. 기질과 발달 수준, 가정과 기관의 환경, 또래관계 등 다양한 요인이 함께 영향을 미친다. 중요한 것은 특정 행동을 ‘문제’로만 바라보기보다, 그 행동 뒤에 어떤 사회정서적 경험과 도움이 필요한지 살펴보는 것이다.


“친구를 밀었어”라는 행동만 본다면 ‘하지 말아야 할 행동’으로 끝날 수 있다. 하지만 “친구가 장난감을 가져가서 속상했구나. 말로 어떻게 이야기할 수 있을까?”라고 접근하면 상황은 달라진다. 아이는 자신의 감정을 인식하고, 적절한 표현을 배우며,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까지 연습할 수 있다. 이처럼 SEL은 행동을 통제하기 위한 교육이 아니라 행동 뒤에 있는 마음을 이해하고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교육이다.


아이의 마음을 돌보는 가장 작은 시작

SEL을 시작한다고 해서 교사가 매일 새로운 프로그램을 준비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교사가 아이의 마음을 알아차리고 말로 표현해주는 순간을 늘리는 것이다.



이런 짧은 말들이 아이에게는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는 언어가 된다. 감정을 알아차리는 데서 시작해 표현하고, 조절하고, 다른 사람의 마음을 살피고, 함께 해결하는 경험으로 이어진다. SEL을 효과적으로 실천하기 위해서는 교사와 아이 사이의 긍정적이고 배려하는 관계, 안전한 환경, 발달에 적합한 경험이 중요하다. 즉 SEL은 특정 시간에만 이루어지는 교육이 아니라 교실의 관계와 분위기 속에서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놀이로 다가가는 SEL, 키드키즈에서 시작하기

SEL은 기존 놀이와 일과에 작은 ‘의도’를 더하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SEL을 ‘공부한다’고 느끼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놀이 속에서 자연스럽게 감정과 관계를 경험하고, 같은 상황을 반복해서 연습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때 중요한 것은 한 번의 활동으로 아이의 행동이 달라지기를 기대하지 않는 것이다. SEL은 반복되는 일상 속 경험을 통해 자란다. 오늘 친구에게 “속상했어”라고 말한 아이가 내일은 친구의 이야기를 듣고, 다음에는 함께 해결 방법을 찾는 식으로 조금씩 성장한다.


하지만 매일 새로운 활동을 준비해야 하는 교사에게는 또 하나의 과제가 될 수 있다. 그래서 현장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자료와 활동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키드키즈는 사회정서학습(SEL) 프로그램을 동영상, 활동자료, 가정연계자료 등의 콘텐츠로 제공해 교사가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다. SEL은 특별한 날에 하는 교육이 아니다. 아이들이 매일 친구와 만나고, 놀고, 다투고, 화해하는 그 모든 순간에 이미 시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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