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땐 이렇게]
매일매일 떼쟁이 만 2세 & 갑자기 말을 더듬는 아이
키드키즈 매거진에서는 연아아동청소년발달센터, 이화아동발달연구소 서숙인 상담사의 Q&A를 연재합니다. 질문내용은 '도란도란 이야기마당 - 이런 아이 어떻게'에 올라 온 회원들의 글을 통해 구성됩니다. 유아문제행동과 관련된 질문이 있으시다면, 기사제보로 남겨주세요. 채택된 질문은 서숙인 상담사가 직접 상담하여 키드키즈 매거진에 게재됩니다.
┃매일매일 떼쟁이 만 2세
Q. 이럴땐?
만 2세반 담임교사입니다. 저희 반 아이들 중에 생일이 11월말인 여자아이가 있습니다.
기분 좋을 때는 생글생글 잘 웃고 너무 예쁜데 그런 날이 흔치 않습니다.
한 달에 한두 번 기분이 좋은 날이고, 다른 날은 모두 떼쟁이가 되네요.
생떼를 부리는데… 자기가 친구에게 “이 장난감으로 놀아!”라고 명령한 후,
그 장난감으로 놀지 않으면 정말 교실이 떠나갈 정도로 소리를 지르고 한 시간 동안 울어댑니다.
차분히 설명해도 듣지도 않고 웁니다. 그래서 요즘은 그냥 두는데 원장님이 오셔서 왜 우냐고 저한테 묻고 데리고 가십니다. 10분쯤 원장님이 겨우 타일러서 다시 교실에 데리고 오십니다. 저는 나머지 9명의 아이들도 함께 돌봐야 하기 때문에 그 아이만 달랠 수가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요즘 더 점점 심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제는 친구들에게 책을 던지기도 하고, 저를 때리기도 합니다. 제가 눈 수술을 했는데, 주먹으로 눈을 때려서 병원에 다녀온 적도 있습니다. 이 아이 때문에 분위기가 흐려지고 어수선해집니다. 아이들이 이 아이를 따라서 행동하기도 해서 걱정입니다.
저번에는 놀잇감을 던져서 친구 눈가에 상처가 났었습니다. 다친 아이 부모님 앞에서 어찌나 할 말이 없고 죄송스럽던지… 진땀을 뺏습니다. 그것만이 아니라 자기 마음대로 되지 않으면 친구를 물기도 합니다. 그것도 안 보이는 곳을, 배나 허벅지 이런 곳이요.
초반엔 그렇지 않았는데 갈수록 너무 힘드네요. 자기 뜻대로 안되면 고함을 지르고 힘이 빠질 때까지 울고, 물고, 던지고, 때리고… 이 아이를 어떻게 훈육해야 할까요.
A. 이렇게!
우선, 아동의 정서조절은 인지 및 언어발달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아셔야 합니다. 상황을 잘 파악하고 있는지, 주의집중에는 문제가 없는지, 또래보다 언어적 발달이 느린 건 아닌지 알아봐야 합니다.
그 다음으로 교실에 규칙을 정해 모든 아이들에게 일관적으로 지키도록 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친구 때리지 않기, 장난감 던지지 않기 등 안전에 직결되고 파괴적인 행동에 대해 단호하게 규칙을 세워 제지하도록 해야 합니다.
또한, 아동이 공격적이고 떼를 쓰는 행동을 할 때를 대비해 선생님을 도와줄 수 있는 분에게 미리 부탁을 하여 아동의 행동에 대한 훈육을 진행해야 합니다. 다른 친구들이 있는 곳에서 아동을 훈육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분노감뿐만 아니라 수치감을 느낀 아동은 더욱 떼쓰는 행동을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원장 선생님과 미리 협의를 하여 아동이 떼쓰는 행동을 보일 때 원장 선생님이 잠깐 교실의 아이들을 돌봐주시고, 선생님은 그 아동을 다른 친구들이 없는 곳으로 데리고 가 훈육을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선생님은 우선 아동의 감정이 진정될 때까지 기다려주셔야 합니다. 친구들이 없는 곳에서는 교실보다는 빨리 진정이 될 것입니다. 공감을 해주시되 해서는 안 되는 행동에 대해 단호하게 이야기해야 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한 잘못에 대해 인정하도록 해야 합니다.
“네가 많이 화가 난 걸 알고 있어. 하지만 친구를 때리면 안 돼. 여기서 네가 화가 가라앉을 때까지 기다릴 거야. 그리고 선생님에게 ‘잘못했습니다’ 이야기 해주렴”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시간이 다소 걸리더라도 결국 아동이 잘못을 인정하고 이야기를 하면 매우 크게 칭찬을 해주어 정서를 조절했을 때, 더 좋은 결과가 있다는 것도 알도록 해줍니다.
“네가 화가 많이 났지만 그걸 가라앉히고 선생님한테 잘못했다고 이야기해줘서 너무 고맙고 기특해. 친구에게 화가 날 때는 때리지 말고 ‘나 화났어’라고 이야기를 해주는 거야”라고 이야기 해주고, 그 이후에는 자신이 던진 장난감을 스스로 치우게 하거나, 때린 친구에게 사과하는 등의 행동을 하게 하여 자신이 한 행동에 대한 결과를 책임지게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은 부모님과의 상담입니다. 아동과 부모의 안정된 애착 형성이 정서를 조절하는 데 큰 영향을 끼칩니다. 그리고 양육자가 아동의 정서를 어떻게 처리하고, 조절하게 했는지도 매우 중요합니다. 부모님에게 현재 아동의 상황을 알려주시고, 가정 내에서는 아동이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알아보셔야 합니다.
┃갑자기 말을 더듬는 아이
Q. 이럴땐?
만 4세반입니다. 8월생인 남자아이 한 명이 갑자기 말을 더듬습니다.
“바, 바, 바, 바, 바나나? 메, 메, 메, 메론? 내, 내, 내가 이거 할래요~”
“어, 어, 어, 엄마가 해줬어요. 어, 어, 어제 샀어요.”
이런 식입니다. 원래 말을 잘 했었고 상황설명도 자세하게 잘 묘사하던 아이입니다. 어휘력도 풍부하고 누가 있는데 같이 책도 읽고 이야기 만들어 내기도 잘 한다고 어머님이 몇 번 말씀하시기도 했습니다. 교실에서 제가 느끼기에도 책보면서 이야기 꾸미기할 때나, 동화 듣고 내용에 대해 나눌 때도 흐름을 잘 이어가던 친구입니다. 그런데 지난주부터 갑자기 말을 더듬습니다. 특별히 혼났다거나 놀랐다거나 하는 일도 없었고 늘 비슷한 일상이었는데 갑자기 이러니까 저도 놀랬고 어머님도 혹시 언어장애인건지 걱정이 많으십니다.
11월생인 다른 남자아이가 성격이 급하고 행동이 빠른 편인데, 그 친구가 급하게 말할 때 더듬는 적이 가끔 있습니다. 그 친구와 놀이할 때 더 심해지는 것 같기도 합니다. 문제는 그 11월생 친구는 정말 흥분했을 때만 잠깐 더듬는 증상이 나타나고 평소에는 괜찮은데, 8월생 이 친구는 계속해서 더듬는 모습을 보인다는 것입니다.
언어치료나 놀이치료를 병행하기에는 아직 열흘 정도밖에 안 되어서 그걸 권하기도 조심스럽고 사실 4세까지는 이런 증상이 있을 때 스트레스 받지 않고 편안한 마음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해주는 걸 먼저 해보라고 책에서도 본 적이 있고, 다른 분들도 그렇게 조언을 해주셨습니다. 조금 더 지켜봐야 할까요?
좀 특별한 사항으로는 어머님이 바쁘셔서 친구들보다 한 시간 정도 일찍 등원하고, 누나가 특기교육을 하는 날은 5시 30분이 넘어야 하원을 합니다. 컨디션이 안 좋은 날도 오는 편입니다. 성격적으로는 고집이 셉니다. 원에서의 규칙과 제약이 스트레스로 작용하여 일시적인 말더듬 증상을 보이는 걸까요? 조언 부탁드립니다.
A. 이렇게!
말을 더듬는 것은 언어적 발달 지연과 심리적 어려움이 있을 때 나타납니다. 위의 아동은 언어적 발달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심리적 불편감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추측됩니다. 아동의 입장에서 사소한 것이라도 스트레스를 받았거나 상처가 된 일은 없었는지 다시 한 번 검토를 해봐야 합니다.
두 번째로, 아동의 어휘력이 풍부한데 마음이 급해 말을 더듬을 수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주로 주위의 의미 있는 사람들, 즉 부모님, 선생님, 친구들이 말을 빠르게 하는 사람들이 말을 빠르게 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주위 사람들이 아동에게 속도를 늦추어 천천히 말을 해야 합니다. 문장의 길이를 길게 이야기하는 것보다 짧게 이야기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엄마가 저녁에 밥을 먹고 마트에 가서 수박을 사오려고 해”보다는 “엄마는 마트에 갈게”처럼 간결하게 이야기해주도록 합니다.
세 번째로, 아동이 말을 더듬는다고 해서, 질문을 많이 하거나 다시 말하게끔 하는 것은 삼가야 합니다. 아동 스스로 자신이 말을 더듬는다고 인식하기 시작하면 더욱 심해질 수 있습니다.
네 번째로, 부모님의 양육태도 및 원의 규칙 등을 검토합니다. 부모님의 억압적이고 권위적인 양육태도는 아동이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이야기할 때 쉽게 위축되게 하여 말을 더듬게 만들 수 있습니다. 또한 원의 규칙이 아동이 압도가 될 만큼 제약적이지는 않은지 살펴봐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말더듬을 하는 기간이 오래 지속되면 언어치료나 심리치료를 받아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현재는 일시적으로 보이는 모습일 수 있으니, 당분간 아동의 마음을 안정시키면서 관찰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리고 부모님과 선생님이 큰 불안감을 내비치지 않고 담담하게 아동을 보살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글｜연아아동청소년발달센터, 이화아동발달연구소 서숙인 연구원
에디터｜키드키즈 취재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