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겸 교수 컬럼 – 유아교사를 위한 인문학]

플라톤의 동굴 비유, 자신의 동굴(아집과 고집)에서 탈출하자!
객관적이고 보편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동굴 안에는 어릴 적부터 사지와 목을 결박당해 고개를 돌릴 수 없어 앞만 보도록 묶여있는 죄수들이 있다. 이들의 뒤쪽으로 멀리 불빛이 타오르고 있으며 이 불빛과 죄수들 사이에 가로방향으로 길이 하나 있다. 이 길을 따라 담이 하나 있는데, 그곳으로 사람들이 인물이나 동물의 모형을 들고 지나간다. 죄수들은 어려서부터 불빛에 비친 이 모형의 그림자만을 보았기 때문에 그림자 이외의 다른 것을 진짜라고 생각할 수 없었다. 그러다 이들 중 누군가가 풀려났고 그는 갑자기 일어서서 목을 돌리고 걸어가 불빛 쪽을 쳐다보도록 강요받았다. 누군가에 의해 험하고 가파른 오르막길을 거슬러 동굴 밖으로 끌려간다. (중략) 마침내 그는 (중략) 모든 것의 원인인 태양을 바라본다. 태양을 바라본 죄수는 계속해서 밝은 빛이 비치는 세상에 살고 싶어 하며 어두운 동굴로 다시 돌아갈 생각을 하지 않는다.”  - 플라톤, <국가> 제7권에서 인용

플라톤 : 고대 그리스 철학자, 객관적 관념론 창시자, 소크라테스의 제자, 아테네 교외 아카데미아에 학교를 열었고 많은 저작을 남겼다. 그의 철학은 피타고라스, 파르메니데스, 헤라클레이토스 등의 영향을 받았다.

‘이데아(Idea)’는 영어 ‘idea(생각)’의 대문자이다. 이데아가 무엇이냐고 물으면 ‘이상적인, 완정(完整)한’ 등의 대답이 나온다. 이는 이데아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이데아를 이해하기 위해 예를 들어보자. ‘눈앞에 사과가 있다. 눈앞에 있는 사과가 진짜인가? 아니면 당신 머릿속(idea)에 있는 사과가 진짜인가?’ 대부분은 눈앞에 있는 사과가 진짜라고 말한다. 그러나 플라톤은 머릿속에 있는 사과가 진짜라고 한다. 지금 현실의(눈앞의) 사과는 세월이 흐름에 따라 모습이 변한다. 현실의 사과는 썩거나 쭈그러든다. 그러나 자신의 머릿속에 있는 노릇하고 발그스름하며 새콤한 사과의 속성을 죽을 때까지 변하지 않는다.

┃귀납법과 연역법

위의 예에 근원하여 나온 진리설이 정합설(整合說)이다. 정합설은 대응설(對應說)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 나왔다. 대응설은 귀납법을 바탕으로 한다. 귀납법은 ‘모든 까마귀는 검다’라는 결론을 내리기 위해 세상의 모든 까마귀를 잡아 일대일로 한 마리씩 확인(대응)해야 한다. 즉 첫 번째 까마귀는 검다. 두 번째 까마귀도 검다. 세 번째도 검다. 마지막 까마귀까지 검다. 그러므로 모든 까마귀는 검다. 그러나 이런 검증은 불가능하다. 어쩌다 한 마리라도 흰 까마귀가 나오면 ‘모든’이라는 말을 쓸 수 없다.

이런 불편을 제거한 것이 연역법이다. 연역법은 ‘논리적으로 필연적인 원리에 따라 혹은 진리보존적 추리규칙에 따라 주어진 전제에서 결론을 이끌어내는 방법’이라고 정의한다. 그러나 전자(electronic)를 어떻게 귀납법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가? 이는 불가능하다. 따라서 ‘전자가 있다’라는 가설로부터 이를 입증해나가는 것이다. 귀납법의 한계를 극복하는 방법이다.

┃동굴의 비유

위의 예에서 ‘눈앞에 있는 사과’가 ‘현실(감각)세계 – 거짓의 세계 – 동굴 안의 세상 – 감각에 의해 알 수 있는 대상’이 되고 ‘내 머릿속(idea)에 있는 사과’는 ‘이데아의 세계 – 진리의 세계 – 동굴 밖의 세상 – 지성에 의해서만 알 수 있는 것’이다.

동굴의 비유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태양의 비유와 선분의 비유를 알아야 한다. 태양의 비유는 이데아 중 가장 좋은 이데아(선의 이데아)에 대한 설명이다. 태양은 우리가 모든 사물을 벌 수 있게 해주는 원인이다. 태양 없이 우리는 아무 것도 인식할 수 없다. 플라톤은 세상을 두 개로 쪼개어 본다.(2원론) 하나는 이데아의 세계이고 그 반대편에는 현실, 즉 변하고 감각적인 세계가 있다. 

선분의 비유(Analogy of the Divided Line, 線分比喩)는 감각으로 알 수 있는 대상과 지성으로만 알 수 있는 것을 분류하여 앎의 단계를 설명하는 비유이다. 동굴의 비유는 이 두 가지를 기초로 하여 앎의 실천까지 다루는 복합적인 내용을 제시한다.

필자가 동굴의 비유를 소개하는 이유는 우리들이 너무 자신의 주관적 세계에만 빠져있어 객관적이고 보편적인 세상을 바로 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우리에게는 객관적이고 보편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지혜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