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맘 소아과 의사가 말하는 

육아대화의 기술

칭찬하라

권위를 가진 부모의 반응이 아이의 행동을 결정한다.

한 아이에게 동생이 생겼다. 엄마는 동생을 돌보느라 큰 아이에게 예전보다 신경을 훨씬 덜 쓰게 되었다. 

큰 아이가 엄마의 관심을 끄는 갖가지 시도를 해봤으나 엄마는 여전히 갓난아이를 보느라 정신이 없었다. 

어느 날, 큰 아이가 배가 아프다며 밥도 안 먹고 누워있었더니 그때야 비로소 엄마는 “어디가 아프니? 약을 줄까? 뭐 해줄까?”라고 

안쓰러워하며 큰 관심을 보였다. 

이런 엄마의 반응은 아이의 심리적인 복통을 점점 더 강화시킬 따름이다. 

평소에는 관심을 안보이다 아이가 배 아프다고 할 때만 엄마가 관심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아이의 복통을 없애려면 아이가 아프지 않을 때도 엄마가 지속적인 관심을 쏟아야한다.

부정적인 행동은 눈감아 주고 긍정적인 행동은 칭찬으로 강화시키는 행동수정법이 있다.

아이에게 어떤 행동에 대한 칭찬을 하면 할수록 그 행동은 강화된다. 

마찬가지로 아이에게 어떤 행동에 잔소리를 하면 할수록 그 행동 역시 강화될 수 있다. 

이것은 무슨 효과일까? 바로 부모의 ‘관심효과’이다.부모가 어떤 행동에 관심을 두면 둘수록 그 행동은 점점 강화된다.

부모는 단순히 아이를 기쁘게 해주려고 격려하는 것은 아니다. 아이에게 좋은 발전의 싹을 틔워주려는 것이다. 

어떤 행동을 계속하게 하려면, 아이에게 좋은 반응을 보여줘야 한다. 그러면 그 행동은 좋은 습관으로 강화된다. 

반대로, 어떤 행동을 그만두게 하려면, 그 행동에 대해 무관심 해야 한다. 

잔소리로 관심을 가지면 그 행동도 아이의 뇌리 속에 자신의 습관으로 각인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잔소리보다 냉정한 것은 부모의 무관심이다. 무관심과 침묵은 아이가 그 행동에 흥미를 잃도록 도와준다.

예전에 작은 딸이 화가 나 물건을 던졌다. 

그런데 내가 무관심과 침묵으로 일관했더니 아이가 하는 말이 “엄마! 왜 화를 안내세요?” 그러는 것이다. 

엄마가 화를 내야 아이는 그런 행동에 흥미를 갖고 더 하게 되는 것이다. 

아이는 물건을 던져서 엄마의 ‘화’라는 반응이 나오도록 감정스위치를 눌렀다. 그런데 스위치가 고장 났는지 여러 번 눌러도 

‘화’라는 반응이 안 나오면 아이는 더 이상 엄마의 감정스위치를 누르지 않는다.

싸우는 아이들에게 부모가 매일같이 잔소리를 하면 아이들에게 ‘싸움’이라는 상황이 깊게 각인될 뿐이다. 

그들이 계속 싸우지만은 않을것이다. 밥 먹을 때나 TV볼 때, 잠자리에서는 안 싸운다. 

이런 순간에는 아이들이 안 싸워서 감사하다고 부모가 칭찬으로 거듭 강조하다보면, 아이들은 ‘평화’라는 상황을 새삼 느끼며

 이런 점에 자기 동일화를 시키게 된다. 

부모가 관심을 가지는 아이의 행동이 강화된다는 원리는 칭찬과 꾸중, 모두에 적용되는 것이다. 그러니 부모가 부정적인 행동에만 

신경을 쓰면서 맞추었던 초점을 긍정적인 행동으로 전환시킬 필요가 있다.

작은 딸이 한 여름에 집에서 속옷을 벗은 채로 돌아다니길 좋아했다. 그럴 때면 아이를 돌봐주셨던 이모님은 원시인이라고 놀렸고, 

아빠는 회초리를 들고 쫓아다니며 그만 팬티를 입으라고 다그쳤다. 그래도 고집이 센 작은 딸은 행동수정이 안되었다. 

하지만 엄마는 아이가 집에서 옷을 입고 있으면 그 틈을 타 이렇게 칭찬하며 쓰다듬어 주었다.

 “어머 우리 딸! 옷을 입고 있네. 팬티를 안 벗었네. 아이고 예뻐라.” 

이러한 칭찬은 결국 딸 아이가 팬티를 벗지 않고 다니는 결과를 낳게 되었다.

아이도 갖가지 도전을 통해 잠재능력을 발휘하고 싶어 한다.

아이도 어른과 마찬가지로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성장하고 싶은 자아실현의 욕구를 갖고 있다. 

이 욕구가 성취되는 것은 자아상에 의해 크게 좌우된다. 

특히 부모의 칭찬을 들을 때 아이는 “나는 정말 괜찮은 사람이야!”라고 생각하면서 긍정적인 자아상이 형성된다. 

반대로 부모의 꾸중과 비난을 들으면서 성장하면 “나는 형편없는 사람인가 봐”라고 자책하며 부정적인 자아상이 만들어진다. 

긍정적인 자아상은 아이가 자아를 실현하고 성장시키는데 밑거름이 된다. 더불어 칭찬은 아이에게 긍정적인 자아상을 형성시키고 

거기에 적합한 습관을 만들도록 도와준다.

필자는 평소에 잠자리에서 다음과 같은 말들로 그날 아이들이 했던 긍정적인 행동을 되새겨 준다. 

그러면 아이들은 “난 참 멋진 아이야”라고 긍정적인 자아상을 품으며 행복하게 잠든다. 

“네가 아까 목욕탕에서 동생에게 핑크 수건을 양보해 주는 모습을 보면서 참 기뻤단다. 그렇게 배려해주는 성품을 가져서 참 다행이야.”

“아까 열심히 혼자서 책 읽는 모습을 보고 엄마는 참 흐뭇했단다. 점점 척척박사가 되는 우리 딸! 멋진 딸!”

“엄마는 네가 청소하는 것을 도와주었을 때 고마운 마음이 들었단다.”

“엄마는 네가 오늘 울지 않고 잘 놀아주어서 고마웠단다.”